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萩原間九郎
태그: 스트라이크 위치스, 스오무스문고, 카토 케이코, 한나 유스티나 마르세이유, 라이사 푀트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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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1472833)
석양이 비치는 천막 아래,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얼굴을 한 라이사가, 태연하게 앉아있는 마르세이유를 바라보고 있다.
"티나, 그 사람을 데리고 출격하는건 이제 그만둬주세요."
라이사의 목소리에는 가시가 들어있다.
"흐응?"
마르세이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마티니를 입에 머금으며, 놀리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그 뒤를 재촉할 뿐이다.
라이사는 따지고 들 듯 말을 이어갔다.
"케이는 이제 실드를 펼칠 수 없어요.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지휘관을 잃게 된다면 이 부대는 어떻게 될 지…"
"만에 하나? 그런 일은 없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지? 아프리카의 별이다. 내 뒤에 따라오는 한, 만에 하나라는 일은 있을 수 없어."
"따라갈 수 있을 때의 이야기잖아요. 그녀가 따라갈 수 있을리가 업습니다. 현역 위치라도 저밖에 따라가지 못하지 않습니까. 하물며 그녀는 전(前) 위치에요. 애초에 그 나이에 날고 있다는게 놀라운 일이에요. 그거로 만족하고, 전투는 이쪽에게 맡겨야 할 터인데요?"
"어떠려나"
"애초에, 이 아프리카의 하늘을, 자기 몸 하나 지킬 수 없는 사람을 데리고 나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그런 건 티나도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비록 위험할지라도, 지휘관이 현장에 나가는 것에 가치는 있어. 남자에다가 노인이나 마찬가지인 장군들도 전선에 나가 있잖아"
"그저 마력이 남아있기만 할 뿐인 케이 쪽이 더 중요하단 건가요"
"그 말대로"
"궤변입니다!"
라이사가 책상을 내리쳤다.
"그 사람들과 케이는 입장이 달라요! 그 사람들이 전선에 나가면 확실히 사기는 오릅니다. 그것 그 사람들이기 때문이고, 그 사람들은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케이는 다릅니다. 그녀가 나가지 않아도 당신만 있다면"
"라이사"
마르세이유가 몸을 일으키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 검지로 라이사의 가슴팍을 찔렀다.
"돌려서 말하는건 그만해. 결국 넌 이렇게 말하고 싶은거잖아. 케이에게 발목을 붙잡혀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도 본심이 아니겠지"
큭, 하고 라이사가 숨을 삼켰다.
"방해되는거지, 케이의 존재가"
"…읏"
"정곡인가"
"그럴, 리가…"
하아, 하고 마르세이유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말하는 방법이 마음에 안드는군. 너는 처음부터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마르세이유의 요기(僚機)는 나로 충분하다, 라고"
라이사는 입술을 깨물며 침묵했다.
"내가 너를 높게 평가했던건 나를 따라올 수 있다, 그것 뿐만이 아니야. 나의 생각을 읽고, 혹은 나의 기호를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착각이었던 듯 하지만"
"잠깐만, 티나, 아니야, 나, 나는……"
"이제 됐어, 라이사"
마르세이유는 이야기는 끝이라는 듯 손을 내흔들었다.
"유감이야. 정말로"
찔러오는 듯한 한마디.
라이사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천막을 나섰다.
"……아─, 깜짝 놀랐어"
중얼거리며 케이코가 카운터 아래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황급히 숨은게 정답이었는걸"
"숨고 싶어서 숨은게 아니야"
카운터에서 미즈와리를 만들다가 머들러를 떨어트려, 주으려고 몸을 숙인 순간 라이사가 왔다. 그 뿐이다. 그 뒤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건 분위기를 읽어서 그랬던 것이다.
"저 녀석도 어쩔 수 없는 녀석이야"
어색한 웃음을 지은 마르세이유에게 케이코는 쓴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저 아이, 내가 예전에 일을 뺏어서 미안하다고 했을 때, 티나의 요기는 자기라며 웃었었는데. 강한 척이었나봐"
"어떠려나"
"눈치채지 못해서 못됫 짓을 해버렸는걸"
"내버려 둬. 나쁜건 라이사다"
"너도 태연한 척 말하는거야?"
"아니야"
"닮은 꼴 콤비"
"그러니까 아니래도…!"
마르세이유는 일어서려던걸 멈추가 다시 앉았다. 그리고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여유 넘치던 미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초조함에 무뚝뚝한 표정이 나타났다.
"울고 있었지, 라이사"
"흥"
"실질 해고 선고였고"
"…그런 말은 안했어"
마르세이유는 토라진 듯 잔을 기울였다.
마르세이유도 상처받은 듯 하다.
거진 자폭인 듯 하지만.
케이코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의지할 수 있는 요기니까"
"이전, 이다"
"해고 안 한 것 아니었어?"
"…저 녀석이 나쁜거야. 사과하러 오기 전까진 용서하지 않아"
정말 어린아이도 아니고.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케이코도 기가 막혔다.
"너가 한마디만, 말을 심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 해결될 일 같은데"
"난 나쁘지 않아"
마르세이유는 케이코에게 시선을 향했다.
"그저, 뭐, 그렇지…. 저 녀석이 먼저 사과한다면, 그걸 못 말할 것도, 없지"
"네네 알겠습니다"
어딘가 애원하는 듯한 눈빛에 떠밀리듯이 케이코는 라이사를 쫓아갔다.
"…어째서 티나의 텐트에서 나오시는거죠"
라이사는 찾을 것도 없이, 마르세이유의 천막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아마 울면서, 어떻게든 사과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겠지.
지금은 눈물은 흘리고 있지 않지만, 붉게 충혈된 눈이 가슴 아프다.
"…듣고 계셨던 건가요. 제가 말한거"
순간, 케이코의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적당히 얼버무리려다가 그만뒀다.
"…뭐, 전부 다. 우연이지만?"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않아도 돼.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하지만…"
라이사의 눈에 글썽글썽 눈물이 고이고 있다.
"내가 방해된단건, 마르세이유와 날고 싶다는 너의 마음을 잘못된 방향으로 말한 것 뿐이야. 마르세이유의 요기로 있고 싶다는 너의 마음을 부정할 수는 없어"
"케이…케이…"
라이사는 케이코의 품에 안겨 울음을 참고 있다.
"마르세이유도 나쁜 뜻이 있는 것도, 너한테 앙심을 품고 있는 것도 아니야. 간단하게, 오고 가는 말 중에, 대화하는 사이에 열이 올라버렸을 뿐이야"
"그래도, 저, 케이씨에게 심한 말을…"
상냥하게 라이사를 안아주었다.
마르세이유가 엿보고 있을 거란걸 생각하면 나중에 조금 귀찮은 일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우선 라이사가 중요하다.
"심한 말같은건 하지 않았는걸? 내가 마르세이유를 따라갈 수 없는 것도, 전투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전부 맞는 말이고"
"그래도…"
"내 걱정을 해주는 것도 정말이잖니? 마르세이유의 말이 험한건 언제나 그런거잖아. 너는 나를 나쁘게 말하는게 싫고, 그걸 마르세이유가 나쁘게 말하는 듯이 해서, 그걸로 정곡을 찔린 기분이 된 것 뿐이야. 이렇게 자기혐오에 괴로워하는 거가 상냥하단 증거야.
"ㅁㄴ이러민ㅇㄻㄴㅇ"
정말, 이런 좋은 아이를 울리다니.
나중에 설교를 해줘야겠다고 케이코는 생각했다.
"하지만, 너가 말한 걸로 마르세이유도 조금은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해. 마르세이유는 마르세이유 나름대로 너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을테니까"
"네에…"
"그러니까 사과하렴. 그리고 사과하게 만들어. 너희는 최고의 콤비니까"
그렇게 말하고 케이는 라이사를 놓아주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머플러로 닦아주었다.
"자, 마르세이유가 초조해하면서 널 기다리고 있어"
뒤쪽의 천막을 가리키자, 마침 붉은 금발이 안쪽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라이사의 등을 밀어주었다.
다섯발 정도를 걸어가더니, 라이사가 발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저기, 케이"
"왜"
"고맙습니다, 정말로"
케이코는 손을 흔들어주는 것으로 대답했다.
라이사가 달려서 천막 안으로 사라졌다.
석양이 지고, 추운 밤이 다가온다.
저 두 사람이 추위 속에서 후회에 몸을 떠는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
머플러를 고쳐 쓴 케이코의 입가엔 엷게 미소가 띄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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