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萩原間九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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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ke Witches 1947 - Cold Winter - After Strory A
아직 눈이 내리는 후소. 히지카타는 이불을 껴안고 세상 모르게 자고 있다.
이렇게 태평하게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이불 속에 있는 건 성실한 히지카타치곤 희한한 일이다. 히지카타를 아는 동료나 상관이 본다면 깜짝 놀라겠지.
"히지카타씨! 히지카타씨"
하숙집 주인이 큰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왔다. 힘차게 맹장문이 열리고, 이제사 히지카타가 눈을 떴다.
"히지카타씨, 아직도 주무시나요"
사별한 남편이 후소 해군 사관이었다는 이 나이든 주인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에 적신 수건을 건네 주었다.
"자, 정신 차리세요. 당신에게 손님이 와있어요"
"…손님?"
누구지. 동료와 가끔 술을 마시러 갈 때는 있어도, 휴일을 같이 보낼만한 사람은 없을텐데….
"히지카타씨도 여간 내기가 아니었구만. 맞선 이야기라도 해볼까 했는데 쓸데없는 일이었어요"
"네에…"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는 주인장. 히지카타는 무슨 일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건성건성 대답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느리다! 해이해졌구나 히지카타!!"
현관으로 간 히지카타를 당당한 목소리가 꾸짖었다.
"…앗! 면목 없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는 주인장을 뒤로 하고 히지카타가 직립 자세로 경례했다.
가슴을 펴고 서있던 사람은 히지카타 미오 중위. 유럽에 있을 터인 그녀지만, 오랜 생활 종병으로 함께한 히지카타가 그 모습을 잊을리가 없다.
"지금이 몇시라고 생각하는거지!"
"죄송합니다!"
갈리아의 사건으로부터 어느새 한 달 반. 휴가를 받는 형식으로 갈리아로 찾아간 히지카타는 그 이후 전혀 쉬지 못했다. 오늘은 사건 이후 오랜만의 휴가였다. 쌓이고 쌓인 피로로 히지카타는 마치 기절한 듯 자고 있었다.
"뭐, 상관없다"
사카모토는 그 이상 히지카타를 꾸짖진 않았다. 대신, 품 속에서 한 장의 편지를 꺼내며,
"히지카타 케이스케 상사! 이제부터 일주일 간, 나의 종병을 수행할 것을 명령한다!"
"예!"
"그럼 어저 준비해라. 적당히 갈아입어도 돼"
"알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어디로?"
여기서 사카모토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약속했잖아. 온천이다"
온천까지는 차로 세시간 정도였다. 산 속에 있는 단층 건물은 눈에 파묻혀 꽤나 운치있다. 주변에는 비슷한 건물이 몇몇개 늘어서 있고, 민가도 군데군데 보였다.
사카모토는 이런 풍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짐을 든 히지카타를 냅두고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같은 그 모습에, 뒤따라 걷는 히지카타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그런데, 그 히지카타의 웃음도 금새 사라지게 되었다.
"한, 방…"
"그래. 다른 방을 잡지 못해서 말이야"
사카모토와 같은 방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 것이다. 사카모토는 무신경하게 말했지만, 히지카타에게 있어 이 이상 무서운 일은 없다. …애초에, 세간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봐도 결혼 전 남녀가 한 방을 쓰다니.
"중위, 저는 복도에서…"
"뭐야, 기껏 좋은 방에서 쉬게 해주려고 하는데. 상관의 배려는 없는 일로 만들 셈인가"
"아뇨,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히지카타는 진땀을 흘리며 변명을 해보려 하지만, 사카모토는 당당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네가 불경한 인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게다가, 네가 덮치려고 한다 했을 때 그 댓가를 치르게 될 거란건 당연하지. …뭐하면, 한번 해볼까"
성격 나빠보이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거기에 히지카타는 그러지 않을테고. 방이 꽉 차있었으니까. 몇일 있으면 빈 방이 생길지도 모르지. 그 때 옮기면 된다. 부탁이니까, 날 혼자서 이불 속에서 꾸물대면서 부하를 한겨울 복도에 방치하는 인간으로 만들지 말아줘"
이렇게까지 말하면 히지카타도 토를 달 수 없다.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넓은걸"
방을 안내 받는 사카모토가 약간 놀란 듯 하다. 확실히 두 사람이 묵기에는 너무 넓다. 멋드러진 탁자 옆에는 앉는 의자가 다섯개 놓여져있는 걸 보니 원래는 가족이 사용하는 방이겠지. 여기에 거실에서 장지문 한 개를 너머에 다다미를 깐 침실이 있었다. 이것도 넓이는 비슷하다.
히지카타도 약간 놀랐지만, 뭐, 좁은 방에서 사카모토와 단 둘이 되는 것보단 낫다 생각하며 침을 풀었다.
히지카타가 물어보았다.
"이제 무엇을 하실 건가요"
겨울이라고 해도 아직 네시다. 해는 아직 저물지 않았다.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르고, 그렇다고 온천숙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온천에 들어가거나, 산책을 하거나. 아니면 가져온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울 수 밖에….
"목욕이겠지"
즉석에서 대답한 사코모토의 손에는 준비해온 유카타가 들려있다.
"비장의 한 수라고 할 것까진 아니지만, 천연 온천도 있다는 것 같다고"
아무래도 이번 한 주도앙ㄴ 둘러볼 수 있는대로 둘러 볼 생각인 것 같다. 목욕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하루에 몇번이고 들어가고 싶진 않은 히지카타. 아무래도 앞으로가 불안해지는 것이다.
"…역시 어지러운 것 같다"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며 히지카타가 중얼거렸다. 여기의 노천탕은 겨울 풍경이 조용하고 아름다우며, 차가운 공기와 대조적인 뜨거운 탕의 온도가 마음에 든다. 피곤이 날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들어와있는 온천은 오늘의 세번째 온천. 머리가 멍해지고, 몸도 무거워진다.
사카모토는 충분히 시간을 들여 온천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지치지도 않고 다음 욕탕으로 향하는 탓에 쉴 틈이 없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되지만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히지카타는 고지식하게 계속 사카모토와 함께 온천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 다음에도 온천을 간다면, 이번에야말로 밖에서 기다리기로 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던 중, 대나무를 엮어 만든 벽 너머에서 사카모토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지카타, 있나?"
"네"
촤아, 하고 들리는 물소리.
"다른 사람도 있나"
"아뇨, 저 혼자입니다"
"그런가"
물을 헤치는 소리. 사카모토가 대나무 벽에 가까이 오는 듯 하다.
"고생 많았어"
사카모토의 목소리는 언제없이 조용한 감정으로 넘쳐있다. 마치 사과하는 듯한 그 목소리가 히지카타의 가슴을 애절하고, 그리고 뜨겁게 했다.
"정말로, 네가 있어주어서 다행이야. 나 혼자였다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무서워져"
히지카타도 벽에 가까이 앉았다. 서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두 사람은 벽 한장을 사이에 두고 등을 맞대듯 핝아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중위를 도와드리는 겁니다. 이번 사건 역시 해결한 건 중위십니다. …게다가 조금이나가 중위께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면 제겐 더할 나위없는 기쁨입니다"
히지카타의 입에서 나온 건 더할 나위 없이 모법적인 대답이었다. 하지만 이는 히지카타의 본심이다. 순수하게 마음 속에서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히지카타 케이스케는 무력감에 고민하는 일은 있어도, 비뚤어지거나 질투와 같은 감정과는 연이 없다. 그렇기에 히지카타는 사카모토의 종병을 맡을 수 있었고, 그것을 오랫동안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사카모토에게 있어서, 그 대답은 빵점이다. 히지카타에게 진 빚은 많다. 억지로 이런 곳에 데려오기까지 해서 그걸 갚으려고 하지만, 이렇게 욕심없는 대답을 들으면 곤란하다.
"…문제구나. 너무 겸허한 것도"
"네?"
"아무것도 아니야. 먼저 나가있지"
욕탕을 나가는 사카모토의 뭔가 기분이 안좋은 듯한 목소리에, 히지카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 뒤 숙소로 돌아와, 호화스러운 저녁을 즐긴 두 사람은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카모토는 뭔가 글을 쓰고 있고, 히지카타는 가져온 책을 읽고 있다.
"손님"
밖에서 들여오는 목소리에 히지카타가 읽던 책을 두고 방문을 열어보니 중년의 점원이 서있다.
"이불을 준비해드리려 합니다만"
"아아, 부탁드리겠습니다"
안으로 들이는 히지카타. 사카모토는 슬쩍 보더니 다시 서류에 진지한 시선을 햐앻ㅆ다. 히지카타도 앉아서 다시 독서를 시작하려 했지만, 점원이 이불 한개에 베개 두개를 놓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여기엔 당황했다.
사카모토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일어나서 점원을 불러세우고,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이불은 각각으로 해주세요"
히지카타의 태도는 점원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지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딱히 더 파고들지는 않고, 점원은 베개를 치웠다.
이걸로 다행이다라고 돌아가려던 히지카타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다시 점원을 불러 세웠다.
"저는 거실에서 잘 생각이니 저기에 이불을 준비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러려면 일단 책상을 치워야 합니다만"
허가를 물어보듯 점원이 대답했다. 여기에 히지카타의 대답보다 먼저,
"상관없다 히지카타. 너도 침실에서 자도록"
사카모토가 그렇게 대답해버렸다.
"하지만 중위…"
"신경쓰지 마라고 했을 것이야. 자는 중에 덮쳐진다고 해도 너에게 당할 내가 아니야"
"어떻게 할까요"
히지카타는 어깨를 움츠리고, 결국 침실에 이불을 깔도록 부탁했다.
떠나기 전 점원이 술을 준비할까 물어보았다. 히지카타는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였지만, 사카모토가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며 부탁하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준비되었다.
책상 위에는 절임과 회가 놓여져있고, 도쿠리와 잔이 두개씩 있었다.
히지카타의 술을 받은 사카모토가 잔을 비운다.
"…으으"
한 잔 마신 것만으로 점점 사카모토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술이 그다지 세지 않다고 들었지만, 이건 굉장하다. 너무 마시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너, 너도, 너도 마셔라"
몇 잔 마신 것마으로 혀가 꼬인다. 사카모토는 휘청거리며, 비어있는 사카모토의 잔을 채워주려 도쿠리를 들기 위해 일어났다.
"주, 중위!"
하지만, 발이 꼬여버렸다. 즉각적으로 반응한 히지카타의 가슴에 사카모토가 넘어졌다.
"아…., 미안…"
사카모토가 서투르게 사과했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번엔 뒤로 넘어지려고 했다. 당황한 사카모토에게 안겼다.
"중위, 오늘은 쉬시는 편이…"
히지카타의 표정은 걱정으로 가득차있다.
"…응"
히지카타의 팔에 기대며 사카모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부축을 받으며 이불에 눕더니,
"히지카타"
거실로 돌아가려는 히지카타를 불러세우며,
"…잘자라"
"안녕히 주무십쇼"
그대로,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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