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30일 금요일

[번역] 스트라이크 위치스 1947 Cold Winter - 2

・본 게시글은 萩原間九郎씨의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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萩原間九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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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오는 상대가 동작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로부터 위로 검을 휘둘렀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베어넘기는 검은, 이미 미오의 손에서 떠나 종으로 회전하며 상대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따.
 미오가 선택한 것은 받아내는 것도 피하는 것도 아닌, 공격하는 것이었다.
 검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미오는 크게 앞으로 굴렀다.
 상대는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고개를 비틀며 회피했다.
 역시나, 하고 미오는 생각핸다.
 이 상대도 눈치가 좋다.
 분명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검에 신경을 뺏긴 사이 미오의 모습은 순간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지만 운요의 검날은 미오를 향해 정확히 내려오고 있다.
 미오는 더욱 한발짝을 내딛어, 상대의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베기가 정확한 것도 이미 예상한 바이다.
 미오가 노린 것은, 품으로 뛰어들 시간을 버는 것.
 회피 동작을 취하는 것으로 정말 약간일 뿐이지만 공격에 틈이 생겼다.
 잡았다.
 미오는 몸을 부딫히듯 밀착시켜 상대의 왼쪽 어깨와 양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앞으로 달려오는 상대의 기세를 이용하여, 허리를 이용해 몸을 띄우곤 아름답게 업어치기로 상대를 지면에 내꽂았다.
 "커,헉…!"
 하늘을 바라보며 쓰러진 상대는 괴로운 듯한 소리를 내뱉었다.
 딱딱한 바닥에 내꽂혔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은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설마 운요를 사용하는 사람이었을 줄이야…"
 상대에게 등을 돌리고, 던져버렸던 검을 주으며 미오가 중얼거렸다,
 검을 검집에 넣으려던 그 순간.
 "내 쪽이야말로 놀랐는걸. 설마 던져버릴 거라곤 생각 못했으니까"
 "설마!?"
 돌아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가 일어났다.
 아무리 강력한 남성이라 할 지라도 기절할 정도의 데미지를 받았을 터이다. 그런데, 어째서…!?
 "정말로 미안해. 당신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사건으로부터 손을 떼지 않으면 안돼. 희생을 늘리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 미안해. 사과하지. 난 당신을 죽이겠어."
 괴로운 듯이 말하며 상대는 후드를 벗어 얼굴을 드러냈다.
 틀림없는 후소인이다. 본 적이 없는 얼굴이지만 부드럽고 상냥한 눈을 한 사람이었다.
 어째서, 슬픈 듯한 얼굴을 하는거지.
 그런 말을 하려다가, 미오는 말을 삼켰다.
 상대의 목에서부터, 검은 껍질같은 것이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뭣…!?"
 미오의 말문이 막힌다.
 이것은 무엇인가, 마음 속으로 반복했다.
 상대의 얼굴이, 껍질로 인해 완전히 뒤덮혔다. 구멍 하나 없는 검은 가면을 뒤집어쓴 듯이 되어, 껍질의 침식은 머리의 끝부분을 삼킬 때까지 계속되었다.
 동시에, 껍질은 그의 온 몸도 삼켜버렸다. 다리나 팔에는 껍질이 더욱 겹쳐저 두꺼운 형상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머리 끝부터 온몸이 검게 물드는게 끝난 뒤, 미오의 앞에 서있던 것은,
 "네우로이…!?"
 흑안의, 위치의 모습을 한 네우로이의 모습이었다.

*
 바보같은…!
 눈 앞에서 인간이 네우로이로 변했다.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 않지만, 하지만, 현실이다.
 한편으로는 납득되는 이유도 있다.
 …바닥에 내꽂히고도 무사했던건 순간적으로 등을 강화했기 때문인가.
 하지만, 업어치기를 당했을 땐 순간적으로 강화하지 않았으면 때가 맞지 않았을 터이다. 그게 가능했다는 것은, 지금 보여주려는 듯한 변화는 아마도 일부러 한 것이겠지.
 …자신감인가?
 이유는 모르지만, 어쨋든 미오는 검을 고쳐들었다.
 지금은 말이 없는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죽이겠다, 고.
 "곤란한걸, 이건"
 뺨에 식은땀이 흐른다.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력이 없는 미오로는 네우로이의 신체에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속도도 단단함도 파괴력도, 생물인 인간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도망친다!
 거리를 벌리려 백스텝을 취한 순간,
 "…"
 네우로이가, 미오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으앗…!"
 미오는 순간적으로 몸을 옆으로 던졌다.
 붉은 빛이 미오가 지나가려 했던 곳의 돌바닥을 꿰뚫었다.
 저대로 움직였다면 몸에 구멍이 뚫렸겠지.
 …방어할 수단이 일절 없이 상대하는 것은 꽤나 스릴 있는걸!
 실드가 전혀 제 역할을 못하게 되고, 빔 총탄 무엇이든 환영하는 상태에서 싸움을 계속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 때는 열풍환이 있었지
 열풍환은 검의 이름이다. 후소에서 전해지는 전설과, 흘려보내느 마력을 고정히켜, 공격하는 순간 방출하는 운요에서 착안하여 미오가 직접 벼려낸 것이다.
 네우로이의 광선을 베어넘기고, 대형 네우로이를 두조각으로 자르고, 기어이는 바다도 베었다. 꽤나 활약했던 열풍환이지만, 베네치아 상공에서의 마지막 전투에서 잃어버리고 행방불명이다. 지금 쯤 바다 저 아래겠지.
 분한 일이다. 뭐, 열풍환 때문에 이런저런 힘든 일도 있던 것 같지만, 그것도 다 좋은 추억이다.
 추억에 잠겨있던 미오에게 다시 공격이 날아왔다.
 뛰어서 그것을 피한다.
 …이상한걸.
 회피를 계속하며 미오는 생각했다.
 광선은 하나, 손바닥에서 나올 뿐이다. 위력도 돌바닥을 뚫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뭐, 그 정도로도 미오를 죽이기에는 충분하지만, 진심으로 죽일 생각이라면 위력도 그 수도 이정도는 아닐 것이다.
 "…"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구만!
 하지만, 이대로 피하기만 해선 끝이 없다. 쉴 틈 없기 공격이 계속되어 미오의 체력을 확실히 소모시키고 있다.
 옛날이라면 약간은 더 어떻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현역을 은퇴한지 오래인 지금으로선 벌써 숨이 차기 시작한다.
 뭔가, 방법은 없는가. 틈을 만들 방법은.
 크게 숨을 내쉬면서 주변을 둘러본 미오의 시야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위험해!
 일반인이 휘말린다. 미오가 도망치라고 입을 열려던 그 순간.
 "…큿!?"
 총성이 울리고, 네우로이의 배후에서 쏘아진 총아리 장갑을 뜷고 박혔다.
 "중령! 어서!"
 남성의 목소리다.
 누구지, 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미오는 뛰어나갔다.
 네우로이가 돌아보더니 목소리가 난 방향으로 광선을 쏘았다.
 남성은 순간적으로 벽 뒤에 몸을 숨겨 공격을 피했다.
 네우로이가 다시 미오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을 때에는 이미 미오는 골목에 몸을 숨기며 도망친 이후였다.


*
 "면목 없습니다. 늦어버렸습니다"
 도망친 골목 끝에서 뒤에서부터 쫓아온 남성이 미오와 나란히 달린다.
 "그렇지 않아. 너가 와주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거다 히지카타."
 달리면서도 히지카타가 고개를 숙였다.
 "숙소를 방문했더니 중령은 식사하러 나가셨다고 하셨길래. 주인께서 중령이 언제가 가시는 숙소의 위치를 가르쳐주셔서 가던 중이었습니다만. 중령 이쪽으로"
 말을 도중에 끊고 히지카나카 골목에서 꺾어 벽에 몸을 숨겼다.
 미오도 뒤따라 좁은 골목에 숨었다.
 히지카타가 길가를 내다보니, 지금 보이는 대로는 쫓아오지 않는 것 같다.
 "후우…"
 미오는 이제서야 한숨을 쉴 수 잇었다.
 히지카타는 벽에서 몸을 떨어트리고, 벽에 기대어있는 미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중령, 저건 대체 뭡니까. 식당으로 향하던 중 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가보니 중령이 저 네우로이를 상대하고 계셨습니다. 어째서 이런 곳에 네우로이가, 하지만 경계도 울리지 않았는데…?"
 "너의 질문도 당연하지 히지카타. 믿지 못하겠지만 저건 인간이다."
 "하지만…"
 "눈 앞에서 변했어. 저 모습으로"
 "그렇군요"
 히지카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는게 너무 빠르잖아.
 미오는 째려보았다.
 "중령이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실거라 믿고 있습니다"
 라고, 히지카타가 해명했지만, 저걸 변명이랍시고 말하는건 정면에서 칭찬 받고 부끄러워 하고 있어서겠지.
 "그건 그렇고, 도착은 앞으로 이삼일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오가 화제를 돌렸다.
 "스기타 참모의 배려입니다. 중령이 도움을 필요로 하신다면 한시라도 빠르게 가야 할 것이라고"
 "그런가…"
 스기타는 한 때 항모 아카기, 전함 야마토의 함장이었으며, 그 때 함께 싸운 적이 있는 남성이다. 지금은 소장으로 승진하여 참모로 재직 중이다.
 감사를 표하지. 마음 속에서.
 "하지만, 이렇게 소란스러운데 아무도 오지 않다니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꽤나 큰 소리가 났습니다만…"
 "아아, 이 주변은 아직 재개발이 진행 중이니까. 중심가로부터 조금 떨어져있기도 하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빈 집들 뿐이다. 그래서 나도 별로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상대했던 거다만."
 "그렇군요…상대에게 있어서는 방해가 들어오지 않는 장소라는 거군요"
 말하고는, 히지카타가 깨달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중령"
 "…그래. 서둘러 도망가자"
 잘 생각해보면 그 네우로이는 하늘을 날 수 있다. 지금처럼 골목에 숨어있어도 하늘에서 보면 일목요연하다.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나.
 "좋아, 도망"
 가자, 라고 말한 순간 하늘에서 광선이 내리꽂혔다.

 미오와 히지카타는 동시에 달려나갔다.
 들킨 이상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 도망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대로 공격해온다면 대참사다. 일반인을 휘말리게 하는 위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어떻게하죠 중령"
 "한번 더 흩어진다! 그 다음 사람이 많은 곳으로 나가 몸을 숨겨라!"
 "알겠습니다!"
 이 네우로이는 위치와 거의 같은 움직임이 가능하다. 즉, 놀라울 정도로 선회가 좋고, 이런 좁은 골목의 이점이 적어진다.
 건물 안에 숨을까 생각했었지만, 모든 빈 집들이 굳게 자물쇠가 잠겨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달릴 수 밖에 없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광선을 피하면서 미오와 히지카타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다. 아차하는 사이에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
 "…어떻게 하죠 중령"
 "이러든 저러든 궁지에 몰린건 매한가지다. 내 검도 지금의 녀석에겐 듣지 않아"
 두 사람은 눈 앞의 추적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항복을 받아 줄 상대일까요"
 "날 여기서 죽이겠다고 했었는걸"
 "그러면 안되겠군요"
 노리는 것은 나다, 너는 도망쳐라는 말이 턱 끝까지 올라왔다.
 …말해서는 안되는 마링다.
 실례잖아, 라고 생각한다.
 "히지카타"
 "네"
 "후회하지 마라"
 "저 옛날에 각오는 해뒀습니다"
 좋은 대답이다.
 미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검을 뽑았다.
 방금 네우로이로 변할 때의 모습을 떠올린다.
 몸을 감싸 듯 검은 갑주가 생겨났다.
 그렇다면
 저 상대가 네우로이로 변한 것이 아니라, 저 자의 몸을 네우로이의 갑옷이 덮었을 가능성이 높다.
 저 안에 인간이 들어있다고 하면, 얼굴이나 관절부에는 갑옷이 얇은 부분이 있을 터이다.
 …그럴 수 밖에는 없군.
 "히지카타, 총알은 아직 있나? 저 녀석의 시선을 끌어줘"
 "알겠습니다. 맡겨 주십쇼"
 미오가 뛰어나갔다.
 이번에는 정면이 아닌 상대의 우측으로 돌아들어 가듯이.
 네우로이가 고개를 돌여 미오를 쫒는 것을 확인하고, 조금 늦게 히지카타가 왼편으로 뛰어나갔다.
 네우로이가 오른손바닥을 미오를 향해 펼쳤다.
 히지카타는 상대의 사각에 들어왔음을 확인하고 멈춰서서 붉은 빛이 상대의 오른손에 모인 순간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머리에 맞고, 튕겨나갔다.
 "역시 권총 정도로는…!"
 히지카타가 분한 듯이 내뱉은 것과 동시에 네우로이는 왼손을 히지카타를 향해 뻗었다.
 히지카타가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것이다.
 사선에 들어가도 신경쓰지 않고 히지카타가 그 팔에 달라붙었다.
 네우로이의 힘을 인간이 당해낼 수 없다는 것도, 네우로이가 온 몸에서 광선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도, 그대로 날아올라 떨쳐낸다면 어찌할 바 없이 추락한다는 것도 전부 알고 있다.
 무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이러한 행동은 네우로이에게 있어서는 무의미하다. 동요도 망설임도 없이 냉정하게 히지카타를 죽이고 미오를 쏘겠지.
 하지만, 이 네우로이는 망설였다.
 놀란 듯 검은 가면이 히지카타를 향했다.
 그 순간 자세를 낮춘 미오가 오른팔 아래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적으 오른쪽 겨드랑이를 향해 있는 힘껀 검을 치켜올렸다.
 …통하지 않아!?
 겨드랑이는 가동역이 넓은 부분이라 거기가 가장 장갑이 얇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미오는 겨드랑이를 노렸다.
 "크헉…"
 제대로 받아내는 것도 못한 채 미오는 맞고 날아가 지면을 굴렀다.
 놓쳐버린 검이 바닥에 떨어져 높은 금속성 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네우로이는 왼팔을 휘둘러 히지카타를 미오 곁으로 내던졌다.
 "종위! 상처는…"
 히지카타는 아픈 몸을 일으며 미오를 부축해 일으켰다.
 "아, 아아, 괜찮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미오는 힘을 내지 못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큿…!"
 네우로이는 이것으로 끝이라는 듯 천천히 팔을 들어올렸다.
 폰바닥에 붉은 빛이 모인다.
 히지카타는 미오를 감쌌다.
 광선이 히지카타의 몸을 꿰뚫을 것은 당연하다.
 정말 무의미하단걸 알면서도 히지카타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움직였다.
 "뭘, 하는거야…"
 미오가 화난 목소리를 쥐어짜내보지만 히지카타를 밀어낼 정도의 힘도 없다.
 "비켜…!"
 미오가 외치는 것과 동시에, 네우로이의 손에서 빛이 뿜어졌다.

 뿜어진 광선은 미오에게도 히지카타에게도 닿지 않았다.
 "뭐, 뭐지…?"
 미오의 입에서 놀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미오의 앞에서서, 믿을 수 없게도 네우로이의 광선을 막았다.
 푸른 빛의 마법진이 그 사람을 비추고 있다.
 "페리느…?"
 바람에 휘날리는 웨이브가 들어간 금발과 푸른 피부. 안경이 하얗게 빛을 반하사고 있다. 언뜻 보이는 옆모습은 미오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조금 더 어른스럽다.
 "이 분들에게는 손가락 하나 낼 수 없습니다"
 중얼거리듯 담담하게 말한다. 하지만 상대를 위압하는 울림이 있는 말이었다.
 말의 무거움은 2년 전 페리느에겐 없던 것.
 …성장했구나.
 "자, 어떻게 할까요. 저하고도 한번 겨뤄주시겠습니까"
 …
 네우로이는 침묵 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
 "중령, 손을"
 페리느가 손을 내밀었다.
 "아니, 괜찮다"
 얻어맞은 오른쪽 어깨를 감싸고 미오는 천천히 일어났다.
 "…부러졌으려나"
 통각은 있지만 오른손에 감각이 없다.
 "치유마법을 가진 위치를 준비하겠어요"
 "부탁하지"
 히지카타가 조용히 미오의 뒤에 서고, 미오와 페리느가 마주섰다.
 "아─, 그, 뭐랄까, 이것저것 묻고 싶은게 있다만"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하지만 지금은 여기서 헤어지는게 좋겠죠. 아마 곧 귀찮은 일이 될 것 같으니까요"
 "귀찮은?"
 미오가 물어본 것과 거의 동시에 수많은 발 소리가 좁은 골목에 울려퍼졌다.
 "귀찮으시단건 저희를 말씀하시는걸까요, 클로스테르망 소령"
 진득한 목소리의 남성.
 페리느는 늦었나,하고 머리를 저었다.
 "…누구지?"
 "군 정보부입니다…"
 말씀대로입니다, 하고 대령 계급장의 살찐 남성이 앞으로 나왔다.
 뒤에는 수십명의 경찰을 데리고 있다.
 어마어마한걸, 하고 미오는 생각했다.
 "사카모토 중령. 당신에겐 스파이 용의가 있다. 우리와 동행해 주시지"
 "그럴 필요 없습니다 대령"
 미오가 말하는 것보다 먼저 페리느가 말을 줄였다.
 "대령. 당신이 영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영장도 없이 동맹국의 군인을 체포할 생각아신가요? 국제분쟁이 될 것이에요"
 "뭐, 영장은 좀 있다 부하가 가지고 올 것이다. 내가 좀 덜렁대서 말이지. 책상에 두고 와버렸지 말이야. 자, 소령. 방해하지 말아주겠나"
 "그럴 순 없겠군요. 게다가 당신이 가지고 있다는 영장, 오지 않을거라구요?"
 "뭐?"
 대령이 가는 눈을 더욱 가늘게 했다.
 "…중령"
 히지카타가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 손은 품 속 권총 손잡이를 쥐고 있겠지.
 만약 도망친다고 한다면, 상대가 페리느에게 신경쓰고 있는 지금 밖에 없다.
 하지만 여긴 좁은 골목이며, 유일한 통로는 대령과 그 부하들이 막고 있다. 지방으로 뒤덮은 대령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페리느는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페리느에게 맡기지 히지카타. 그걸로 안심이다."
 히지카타가 고개를 끄덕이고 품에서 손을 꺼냈다.
 "대령, 당신이 가지고 있다는 그 영장, 지금쯤 없었던 일이 되었을 거에요"
 "허세를 부려도 의미 없다 소령. 영장은 있어"
 "허세인지 아닌지 확인하러 돌아가보시는 편이 낫지 않겠나요? 법무부에는 정의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으신 듯 하네요"
 "스파이를 감싸는 건가 소령?"
 "스파이가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대령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내심 쓰린 생각을 하고 있음에 틀림 없겠지만.
 "…알겠다, 좋아. 자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어주지. 자네는 무려 구국의 영웅, 부흥의 상징이니까 말이야"
 전혀 믿지 않는 대령과
 "감사를 표하죠 대령"
 적의까지 보이고 있는 페리느.
 내가 스파이 용의로 잡혀가기 직전이었지만,
 "…교섭이란 이렇게 하는거구만"
 미오는 공부라도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령…"
 혼자 고개를 끄덕이는 미오를 히지카타가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그건 무시한다.
 "그러면, 사카모토 중령"
 대령이 페리느 너머에서 말을 걸어왔다.
 "음?"
 아무쪼록 혼란을 불러올 만한 일은 하지 않으시기를. 지금 갈리아엔 계엄령이 내려져 있다 해도 될 정도입니다"
 "조심하지요"
 뭐, 으름장을 놓는걸이라 생각하며 미오가 대답했다. 지킬 생각은 거의 없지만.
 "가자"
 대령은 경찰 대원을 데리고 천천히 떠나갔다.
 세 사람만이 남겨진 골목에서 페리느가 한숨을 쉬었다.
 "…자 가시죠. 또 다른 귀찮은 일이 오지 않을거라고는 못하니까요"
 "또 있는건가? 그런 식인건가"
 "네. 뭐 가장 위험한 건 저 쪽이지만요"


*
 "대령, 괜찮은 겁니까"
 경찰 중 한명이 앞에 가는 대령에게 물어보았다.
 "좋지 않다. 좋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대령의 목소리, 표정에서는 감정을 일을 수 없다.
 "원래는 좀 더 결정적인 증거를 쥐고 움직을 예정이었다. 클로스테르망 소령이 움직였기에 급하게 확보에 나섰지만"
 그렇지만, 하고 대령이 말을 이었다.
 "저런 식으로 싸움에 휘말리지만 않았다면 클로스테르망 소령보다 먼저 확보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안타깝군"
 말로는 안타깝다고 하지만 정말로 안타까운걸까하고 경찰은 생각했다.
 "하지만 성가시게 되었군. 그냥 죽어줬다면 이야기가 빨랐을텐데 말이야"
 정보부 대령은 조심스럽지 못한 말도 쉽게 말했다.
 "저건 우리 물건이다. 그걸 옆에서 채가면 안되지. 그렇지?"
 "네, 네에…"
 경관은 망설이 듯, 그걸로 입을 다물었다.
 "되찾오기만 하면 그 뒤론 어떻게든 된다…"
 대령의 작은 중얼거림을 들은 사람은 없었다.


*
 페리느를 따라 세단 기지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밤이 밝아오려고 했다.
 미오 일행을 검은 군복을 입은 금발의 위치가 마중했다.
 "무슨 일인가요 하인리케씨"
 페리느의 질문에
 "용서하게"
 하인리케라 불린 위치가 가슴을 피고 사과했다.
 …사과인가 이거?
 미오는 참신한 걸 본 듯한 기분이다.
 "무선을 듣고 급하게 따라왔자만. 결국 찾지 못했네. 마도침에도 반응이 없고, 아무래도 그 네우로이는 교묘하게 숨을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는 듯 하네"
 하인리케가 분한 듯 계속했다.
 "그렇습니까…. 수고하셨습니다"
 "음. 그 쪽도 고생 많았네"
 그렇게 말하곤 하인리케가 미오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래서, 저 이들인가?"
 "네. 후소의 사카모토 중령과 히지카타 중사입니다"
 정확히는 (   )이지만 뭐 냅두자.
 "아아, 음. 그러면 대장"
 "네?"
 "지금 생각났네만…내가 대장에게 전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네"
 "뭔가요?"
 "조금 늦어버렸다만…. 화내지 않을겐가?"
 "네? 네, 네네, 화내지 않지요"
 "음, 그럼 말하겠네. 일주일 전, 사카모토 미오가 갈리아에 도착하고 나를 통해서 접촉하라고"
 "너무 늦었습니다!!"
 하인리케의 말을 어기고, 페리느가 화를 냈다.


*
 하인리케는, 화 안내겠다고 했잖아…라고 투덜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미오와 히지카타는 의무실에서 처치를 받았다.
 히지카타는 가벼운 타박상. 미오는 오른쪽 어깨펴에 금이 가 있었다.
 "엉망인걸"
 갈리아 군에서 불려온 위치에게 치료마법을 받으며 미오가 쓴웃음을 지었따.
 "중령은 너무 무리하십니다"
 평소와 다르게 히지카타가 진지하다.
 "사관이신데다가, 현역은 은퇴하셨습니다. 좀 더 자신을 아끼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음, 면목 없다"
 히지카타가 미오에게 의견을 표하는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저기, 히지카타"
 "설마 화나 있는건가?"
 "화나진 않았습니다"
 화났다, 확실히 화났다.
 "미안했다"
 "화나지 않았…"
 "너가 화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저야말로 주제넘은 말을"
 "아니, 고맙다. 나도 얼른 도망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고"
 적을 마주함으로써 얻었던 정보는 귀중하다고 생각하지만, 미오가 죽어버리면 모두 무의미해진다.
 지금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도 우선 히지카타가, 뒤를 이어 페리느가 와주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나 혼자서는 어떻게 해서도 할 수 없는 것이었겠지. 도움을 받았기에 나온 결과다.
 "반성하지. 그리고 작전도 재검토한다."

*
 "중령, 몸은 어떠신가요"
 "덕분에 아픈 건 전혀 없어. 검도 휘두를 수 있을 정도다. 조금 열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만"
 "미야후지씨의 치료마법을 알아버리면 아무래도 다른 거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어버리죠"
 미오와 페리느가 쓴웃음을 지었다.
 치료가 끝난 미오는 페리느의 사령관실에 있다.
 응접용 테이블에 미오와 페리느가 마주 앉았다. 히지카타는 미오의 뒤에 서있다.
 "그건 그렇고, 설마 일주일이나 전부터 갈리아에 계셨을 줄이야…"
 페리느가 한숨을 쉬었다.
 "뭐, 너무 비트겐슈타인 소령을 탓하지는 마"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안 시점에서 연락을 취할 수도 없었구요"
 "그렇게나 감시가 엄중한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화도 전부 도청당하고 있지요"
 "그런 상황에 우리가 끼어들어도 되는건가"
 "어쩔 수 없는 거지요. 이 이후로는 중령에게 붙은 감시와 간섭도 비교할 수 없게 삼엄해지겠지요. 그럴 바에는 아예 함께 행동하는 편이 낫답니다"
 "그렇지…"
 그 대령이 말한 바에 따르면, 미오도 감시 대상에 들어가 있던 듯 하다. 눈치채지 못했던건 그 정도로 성공적으로 하고 있었으면서 우호국 군인에 대한 배려도 있던 거겠지.
 단, 그건 이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그러면 조사하기 힘들게 되겠군"
 "그게 머리가 아픈 지점이에요. 저도 지금으로서는 감시나 참견으로 인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중령의 안전에는 자신할 수 있답니다"
 "미안하군…그리고 고마워."
 "아, 아니에요! 감사를 표하실만한 것도 아니에요!"
 얼굴이 빨갛게 되선 손사래를 치는 페리느.
 성장한 면도 있지만 옛날 그대로인 면도 있다. 역시 페리느라고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러면, 우선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그 동안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손을 써두었습니다. 현재진행형으로 양심적인 의원이나 군 고위직들에게 다방면으로 협력을 부탁했어요. 조금만 더 있으면 꽤 움직임을 취하기 쉬워질테니까요"
 "고맙다"
 "아니오, 감사를 표하고 싶은 건 제 쪽이에요. 갈리아를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움직여주셔서 정말로, 정말로…"
 미오가 페리느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페리느가 지키고자 했던 나라다. 그 나라를 해하려고 하는 녀석들을 난 용서할 수 없어"
 "…네"
 페리느가 어깨에 올려있는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독한 싸움과 긴장의 연속이었겠지. 페리느의 어깨에서 힘이 빠지는 걸 미오는 느낄 수가 있었다.
 "노력했구나, 페리느."
 "…읏"
 페리느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이젠 혼자가 아니야. 우리들도 함께 하지"
 "그 어떤 원군보다도 든든한 말씀이네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페리느가 고개를 숙였다.
 "게다가 이건 갈리아만을 위한게 아니야. 이 사건은 우리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건 미나의 말이지만"
 "…에?"
 "응?"
 "미나 대령…?"
 "그렇다만…. 비트겐슈타인 소령에게서…, 아, 듣지 못했구나"
 "대령님하고도 만나신 건가요?"
 "애초에 나한테 이 이야기를 알려준게 미나다. 그 전까지 난 카를스란트에 있어서 알 수 가 없었으니까"
 "그랬었군요…"
 페리느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저를 걱정해주신것만줄 알고…,라던가 역시 뷜케 중령에게는 이길 수 없는걸, 이라던가 중얼거렸지만 미오는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페리느?"
 "앗, 네!"
 "괜찮은가? 피곤하다면 조금 쉬는 편이"
 "아니오,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기 사령관으로 취임한 직후가 아닌가. 가만히 있어도 바쁜 시기에 이런 사건이다. 피로가 쌓여있겠지"
 "…아니오"
 페리느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니까요. …게다가, 중령의 훈련에 비하면 전혀 큰 일이 아니랍니다 이 정도는"
 "…나, 그렇게나 힘들게 했었던가"
 "자각이 없으신건가요…?"
 농담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진심이었다.
 뭐, 페리느도 그에 대해서 원한은 없는 것 같고, 지금의 미오가 어젯밤 그렇게나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현역시절의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페리느나 다른 사람들에게 생생히 남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그런데 그건 그렇다치고, 내가 있는 곳을 잘 찾았는걸?"
 이야기를 계속하면 조금 상처 받을 것 같아서 미오가 화제를 바꿨다.
 "네"
 페리느가 쓴웃음을 지으며
 "실은 어제, 군정보부의 아는 사람으로부터 대령이 미오 중령의 신변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 바로는 아니었지만, 늦기 전에 서둘러 찾아갔었죠. 설마 네우로이와 싸우고 계셨던건 예상 외였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우리들의 목숨을 구해줬다"
 "구했다니요. 중령이시라면 제가 없더라도 분명 적을 베어넘기셨을 거에요."
 "과한 평가야. 너에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나도 히지카타도 죽었을 거야"
 "과분한 말씀입니다…"
 "그런 점도 여전하구나. 조금은 생색을 내도 괜찮을 텐데"
 미오가 웃었다.
 …뭐, 그 점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령이야 말로 여전히 변하지 않으셨다고 생각하는걸요"
 페리느가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듯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그런가?"
 "그렇죠. 예를 들면…"
 "아, 말하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뒤에서 히지카타가 끼어들었다.
 "…"
 째려보았더니 다시 정자세로 돌아갔다.
 "…하아"
 페리느가 한숨을 쉬었다.
 "응, 왜 그러지?"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두 분 모두 지치셨죠? 우선은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인 활동은 저녁부터 하는 거로 하죠."


*
 『오랜만이야』
 전화 너머로 그리운 목소리가 들린다.
 "아아, 오랜만인걸, 준코"
 친구인 타케이 준코다.
 준코는 전에 제504통합전투항공단의 전투대장으로서 로마냐에 주재 중이었지만, 마녀를 은퇴한 후에도 주재무관으로서 그대로 남아있다.
 『감기는 안 걸렸니? 상처는? 무리하고 있진 않지? 미오라면 분명 이상한 일에 발을 담그거나…』
 "엄미냐!?"
 『그야 매번 무리하는걸. 걱정된다고』
 "최근에는 점잖게 있었잖아…!"
 『그렇다고 뭘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는걸』
 "그게 친구한테 할 말이냐!?"
 준코는 상냥한 표정, 아니, 지금은 목소리인가. 상냥한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심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무섭다. 옛날의 의기소침했던 준코는 어디로 가버린걸까, 한번은 캐물어보고 싶어진다.
 뭐, 지금은 그건 제쳐두도록 하고.
 "조사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너의 옛 부하 중에 육군 위치가 있니?"
 『응. 나카지마씨와 스와씨 말이지. 아직 둘 모두 504에 있는걸?』
 "그 두 사람에게 물어봐줬으면 해. 육군에서 운요를 사용하는 위치가 몇 명 있는지를"
 『운요? 운요라면 그 운요? 쿠로에 소령이 예전에 네우로이를 반으로 갈랐던』
 "그 운요야. 실은 어제, 그 운요를 사용하는 위치에게 습격당했어"
 『습격이라고!?』
 "…으윽, 큰 소리는 내지마 귀가 아파…"
 『…미안해. 그래서 상처는 없니? 제대로 살아 있어…?』
 "살아있으니까 전화를 하고 있지. 상처도 뭐, 괜찮아"
 『그래…그럼 다행이야…』
 "고마워. 그래서 말인데. 해군에서 운요를 사용할 정도의 사람은 알고 있지만, 습격한 상대의 얼굴은 본 기억이 없었어. 그래서 육군인가, 육군가 관계가 있는 위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렇구나…. 응, 한번 물어볼게. 현역 위치만이면 되는거지?』
 "아니, 은퇴한 위치도 포함해줘. 내가 쿠로에 소령과 상대했을 땐 소령은 이미 은퇴한 테스트 파일럿이었어"
 『…그랬었지. 모든 사람의 이름을 알 수 있을거라 보장할 순 없지만』
 "괜찮아. 부탁할게"
 그렇다고 해도 운요를 사용하는 위치는 많지 않다.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은 높다.
 『…미오?』
 "응?"
 『너가 또 뭔가 사건에 관계된 것도 알고 있고, 그런 걸 냅두지 못하는 사람이란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무리는 하지 말아줘』
 "…알고 있어. 나는 현역을 은퇴한 몸인데다가 영관이야. 그런 무리한 일은 내 업무가 아니야. 나를 아끼도록 하겠어"
 『…그렇다면 됐어. 나중에 또 연락할게』
 "그래, 그럼 이만"
 미오가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이것으로, 네우로이로 변신 한 그 여자의 수배는 끝났다.
 다음은.
 "워록, 인가"


*
 페리느의 활동 덕에 수일이 지난 후에는 꽤나 움직임을 취하기 용이해졌다.
 감시나 도청도 거의 사라진 듯 하며, 준코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된 원인은, 군도 정부도 전부 돌머리는 아니라는 말도 된다.
 애초에 갈리아는 한번 붕괴했다.
 국토의 대부분을 네우로이에게 뺏긴 뒤, 여기저기서 갈리아 정부가 세워졌다. 지금은 형식적으로 하나의 나라로 모아져있다지만, 그 안에는 분열 시대의 정권이 정당의 형태로 남아있으며, 이합집산을 반복하면서 싸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나라는 아직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지금은 행운이 되었다.
 페리느를 지지해주는 양심적인 의원들이 움직여줘서 다른 의원들을 끌어들였으며, 폐쇄적인 조치를 그만두도록 해주었다.
 역시나구나, 하고 미오가 생각했다. 자신은 도저히 할 수 없는 협상이다.
 덕분에 조사를 진행하였다. 완전한 자유는 아니지만, 호위를 붙인다는 조건 하에 ㅔ리느도 미오가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호위로 붙은 것은 연보랏빛의 하카마를 입은 후소 육군 위치였다.
 "귀족에세 호위를 받는 건 묘한 기분인걸"
 히지카타에게 차의 운전을 맡기고, 미오는 뒷자석에 호위 위치와 함께 앉아있다.
 후소에서 연보랏빛 하카마는 귀족만이 입을 수 있다. 애초에 506 A부대는 전원이 귀족 출신이다.
 "아뇨, 저는 귀족이라고 해도 분가 출신이라서요. 506에 불렸을 때 명분을 맞추기 위해서 본가에 양자로 들어갔던 거지만요, 뭐, 그 전까진 원래 집보다 주변 상인 분들이 더 돈이 많았었어요"
 "서민파라는건가"
 "으─음, 뭐, 말하자면 그런 거지만요. 그래도 서민이라는 말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깔보는 듯하다고 할까. 푸딩 소령님에겐 좀 더 귀족답게 행동하라고 자주 혼나요"
 "귀족이란 것도 큰일이구만"
 "그런거죠"
 쿠로다 쿠니카라고 하는 육군 대위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왠지 어디에든 있을 것 같은 아가씨인걸하고 미오는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미야후지와 가까운 느낌이 드는 쿠니카에게 미오는 친근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건가요?"
 "아아, 잠깐 사람을 만나러. 눈에 띄면 곤란하기에 페리느에게 부탁해서 빈 집을 빌렸다"
 "누구와 만나는 건가요?"
 "오랜 친구야. 카를스란트의"


*
 빈 집에는 미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게 했군"
 쿠니카와 히지카타는 집 바깥에 세워두고 주변 경게를 하도록 하였다.
 만, 쿠니카 쪽은 이 쪽이 신경쓰이는지 자꾸 훔쳐보려고 머리를 빼꼼 내미는 걸 반복하고 있다.
 "…왠지 미야후지씨하고 닮았는걸"
 "너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리운 느낌이 든다.
 "본론으로 들어갈까…"
 "그래…"
 미오가 책상 위의 서류를 펼쳐 네우로이형 위치의 사진을 집어들었다.
 "우선, 마녀형 네우로이 말이다만. 실은 이 녀석과 싸웠어"
 "싸웠다고!>?"
 "그래. 그렇다고 해도, 인간 형태일 때의 녀석이지만"
 "…무슨 말이야?"
 예상대로 미나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인간이었어, 정체는. 그것도 후소인이다"
 "설마"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하지만, 믿어달라고 밖에 할 말이 없어. 실제로 이 눈으로 본 거니까"
 "그래…. 그래도, 그런 일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큰 진전은 이 녀석이다"
 "처음에는 인간 상태였던 이 녀석과 검을 마주했어. 실력은 나와 호각이었다"
 "후소의 검술은 잘 모르지만…. 하지만 당신과 호각이라면 상당한 실력인거지"
 "자랑할 것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생각해. 게다가 운요라고 하는 기술까지 사용했으니까"
 "운요라면, 후소의 마녀가 그걸 사용해 세 겹으로 겹쳐있던 네우로이를 한번에 베어버렸다는 소문의…"
 …뭔가 엄청 부풀어있는데?
 뭐, 애초에 검으로 네우로이를 상대하는 것이 유럽의 위치에게는 믿을 수 없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감 없는 소문이 퍼지기 쉬운 것도 있고.
 "잘도 그런 걸 당하고 무사하구나…"
 "…아니, 응, 뭐, 지금은 운요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어쨋든 말이야. 어려운 기술이라 후소에서도 애초에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없어"
 거기서, 미나가 깨달았다.
 "사용하는 사람을 찾은거지?"
 "정답. 이 녀석을 봐줘"
 미오가 내민 리스트에는 한자로 이름들이 적혀있다.
 "…못 읽겠는걸"
 "그랬지. 미안. 뭐, 이름을 읽는 방법은 제쳐두고, 운요를 사용할 수 있는 위치는 현역 위치와 은퇴 위치를 포함해서 열명이 안되는 숫자다"
 그리고 미오가 계속하여,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생존해있어. 소재지도 확실해"
 "그러면 그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
 미오가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그건 아니야"
 옆에 붉은 글씨로 『전투 중 행방불명』이라고 적인 이름을 가리켰다.
 "나는 잠깐이지만, 얼굴을 봤어. 초상 사진도 확인해봤다만, 아마 틀림없을 거라 생각해"
 "그래…. 뭐라고 읽는데?"
 "스와, 마스즈. 육군의 에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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