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30일 토요일

마츠리x프로듀서로 적당히 끄적인 글


도쿠가와 마츠리는 765 프로덕션 시어터 소속 아이돌이다. 언제나 공주와 같은 말버릇과 우아한 몸동작(일부에서는 개그 캐릭터로 통하는 듯 하지만)을 보여주는 아이돌이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컨셉'을 굳게 지켜나가고 있다. 자신의 유일한 자산이자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사람들이 기뻐해주고 자신을 좋아해준다. 이것만으로도 마츠리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가끔은 이런 가면을 내려놓고 쉬고싶을 때가 있다. 최근에 생긴, 진정한 그녀만을 위한 장소는 이러한 가면을 내려놓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잠시 한숨 돌릴 한 낮의 커피같은 여유가 되어준다.
"호~! 오늘도 마츠리는 완벽했던 거에요!"
"아, 마츠리씨 들어가시는건가요. 안녕히 들어가떼븁...죄송합니다 혀가 꼬였습니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고마워요 마카베. 그럼 여러분, 내일 뵙겠습니다~ 하이호~"
요란한 인사를 마친 마츠리가 사무실 문을 나섰다. 하늘에서는 가볍게 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을 펼쳐들고 간단한 반무테 안경을 쓴다. 이런걸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못알아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행동이라고는 생각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다녀왔어?"
"다녀왔어요. 오늘의 연습도 마츠리는 훌륭했던거에요! 역시 히메!"
"하하하 그건 정말 마츠리다운걸"
오늘은 출장 업무가 없어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근무하기로 한 프로듀서가, 마츠리의 집에서, 커피와 함께 서류를 읽으며 마중을 해주었다. 그와 같이 생활하게 된 지는 2주 정도. 둘의 연애가 시작된지는 2달이 넘었다. 시어터의 다른 아이돌들에게는 비밀로 그와의 연애를 지속하고 있다..
...동거를 한다고 해서 별 일이 있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는 진짜 아무 일도 없다.
"...하아...힘들군요 역시..."
"마츠리도 최근에 일이 많아지고 있지? 정말 기쁜걸. 열심히 하는 마츠리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
"아이돌로서 성장하는건 행복하네요. 그래도 역시 힘든건 힘들군요..."
"자, 여기 커피"
우산을 접어넣고 가볍에 옷을 털고 프로듀서의 옆에 앉는다. 프로듀서의 어깨에 등을 기대고 앉아 커피를 마신다. 따뜻한 커피 덕에 몸에 온기가 돌아온다. 그 이의 온기도 전해져와 편안한 기분이 든다.
"서류 정류할 게 많은가요?"
"아냐, 이제 거의 다 했어. 오랜만의 가택 근무라서 아침부터 조금 힘내봤지"
"여전히 성실한 사람이군요 당신은"
"이거 끝나면 같이 저녁이라도 만들까?"
"그러죠. 오늘 메뉴는 제가 정할까요"
"특대 구운 마쉬멜로우?"
"...저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살짝 정색해보이느 마츠리. 프로듀서는 웃으면서 다시 서류업무에 집중했다.
마츠리가 유일하게 가면을 벗을 수 있는 곳이다. 그 이의 옆에서는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 호?같은 특이한 말을 붙이지 않아도, 높은 텐션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그 이는 언제나 자신을 바라봐주었다. 마츠리가 처음 가면을 벗고 그 이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도 그는 마츠리가 가면을 벗어주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받아주었다. 
"자, 일 끝. 이제 요리를 해볼까?"
"...오늘은 그냥 시켜먹는건 어떤가요?"
"에에, 마츠리 귀찮은거지"
"오늘은 그냥...이대로 있고 싶은 기분이네요. 요리하기 귀찮아요"
"하하, 그럼 오늘은 오랜만에"
입술을 비죽이면서 말을 하자 프로듀서가 웃어주었다. 어깨에 기대고 있던 등을 그대로 미끄러트려 프로듀서의 무릎에 머리를 올려놓았다. 프로듀서는 잠깐 당황하더니 금방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마츠리도 조금은 부끄러웠는지 뺨이 살짝 붉어진채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갑자기 무슨 일이야?"
"그냥...갑자기 그런 기분이네요"
"그래 그런 일도 있는 법이지"
프로듀서가 몸을 숙였다. 마츠리도 가볍게 고개를 들어 살짝 입맞춤을 하였다. 프로듀서는 전화기를 들어 음식점에 주문을 해주었다.
"...제 스케쥴은 어떻게 되죠?"
"다음 주에 화보촬영하고 잡지 인터뷰, 그리고 곧 있을 라이브 준비를 위해 의상 담당자 분과의 미팅 외에도 꽤 있어"
"꽤나 많아졌군요"
"싫어?"
"싫지는 않네요"
"나는 너무나 좋은데"
프로듀서는 과거를 회상하는 듯 눈을 감고 천장 쪽을 바라보고 있다. 마츠리는 그런 그 이의 모습을 아래에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난 어쩌다가 이러한 사람하고 이렇게 같이 있게 된걸까.
"처음 마츠리를 만났을 때가 생각나는걸?"
"...갑자기 뜬금없는데요"
"그래도 나는 이 생각을 할 때마다 너무 좋은데"
"...제 부끄러움도 생각해주라구요"
"처음 마츠리르 봤을 때가, 마츠리가 오디션을 보러 왔을 때였지. 그 때는 지금같이 완벽한 가면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아직은 미숙하던 아이돌 지망생이었지만, 보자마자 뭔가 '아, 이 친구다'라는 느낌을 받았었어"
"들을 생각도 않는군요 참"
"물론 우리 사무소는 나하고 코토리씨, 단 둘이서 모든 시어터 조의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마츠리만을 담당할 수는 없었지. 그래도 마츠리를 위한 일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몰래 알아보고, 살짝 마츠리에게 일을 주기도 했다고"
"...그거 좀 문제되는 발언 아닌가요?"
"마츠리가 점점 마음을 열어주면서, 나한테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어. 내가 한 눈에 끌린 그녀에게 지금 나는 신용받고 있구나. 그리고 마츠리가 나에게 고백해주었을 때는 정말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으윽...지금은 제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요"
"그리고 마츠리는 어느새 A급 이상의 아이돌이 되고 있어. 누구보다 빛을 발하고 있는 그 모습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매일 새로운 기분이야. 정말 고마워 마츠리"
마츠리와 눈을 마주치고 환하게 웃는 프로듀서. 아, 이 미소다. 그의 이런 점에 마츠리는 끌려버렸다. 자신을 위한 뜨거운 마음. 가면을 쓴 마츠리가 아닌, 사실은 침착하고, 어른스럽고, 마쉬멜로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러한 마츠리를 알고도 자신을 좋아해주고 오히려 더욱 기뻐해준 그의 모습에, 마츠리는 반해버린 것이 아닐까.
"그렇게 말해주시니...힘 낸 보람이 있군요"
"아직 보람을 느끼면 안돼. 아직 힘낼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고?"
"정말...몰라요 나도"
부끄러운 표정을 숨기려는 듯 그와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는 몸을 숙여 가볍게 마츠리의 뺨에 입을 맞췄다. 조용해진 둘 사이를 천천히 거세지는 둘 사이를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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